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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디악' 리뷰(집요함, 원인 분석, 미해결 사건)

yohaha3640 2026. 7. 20. 21:55

목차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경찰은 단 한 명의 연쇄살인마를 끝내 체포하지 못했습니다. 2004년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이 공식적으로 수사를 종결하면서 조디악 사건은 그렇게 미해결로 남았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확인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범죄 영화라면 당연히 범인이 잡힐 거라 생각했는데, 영화는 그 기대를 조용히 무너뜨렸습니다.

     

    영화 '조디악'

    집요함, 진실을 끝까지 놓지 않는 사람이 남기는 차이

    영화 '조디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단연 로버트 그레이스미스였습니다. 그는 형사도, 기자도 아닌 신문사의 삽화가였지만 누구보다 오랫동안 조디악 사건을 추적합니다. 같은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 폴 에이버리가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과 명성 사이에서 흔들렸던 것과 달리, 로버트는 오직 진실을 알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기록을 모으고 증언을 비교하며 퍼즐을 맞춰 나갑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핵심은 범인을 잡는 과정보다 한 사람이 진실을 향해 얼마나 집요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있다고 느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직장에서 경험했던 일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매달 작성하는 보고서에서 특정 데이터가 반복적으로 맞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숫자만 수정하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서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관련 자료를 하나씩 대조하고 이전 기록까지 모두 확인하면서 데이터 흐름을 처음부터 다시 추적했습니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렸지만, 결국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고 이후에는 같은 오류가 반복되지 않았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보다 끝까지 확인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영화 속 로버트처럼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의 집착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작은 단서 하나도 끝까지 확인하는 집요함은 직장에서도, 일상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역량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원인 분석, 결과보다 근본을 찾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눈앞에 보이는 증상부터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조디악'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보다 사건의 본질을 끝까지 추적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경찰과 기자들은 편지, 필적, 목격자 진술, 용의자의 행적을 하나씩 연결하며 사건을 분석하지만, 명확한 증거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단서가 나올 때마다 기존 자료를 다시 검토하는 모습은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직장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데이터 오류를 단순 입력 실수라고 생각했을 때는 매달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자료가 생성되는 과정 전체를 확인하면서 자동 집계 기준이 잘못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자동 집계 로직이란 여러 데이터를 일정한 규칙으로 합산하는 기준을 의미하는데, 이 기준이 잘못되면 아무리 입력을 정확하게 해도 결과는 계속 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은 흔히 원인 분석(Root Cause Analysis)이라고 부르는 방식과 같습니다. 원인 분석이란 눈앞의 현상이 아니라 실제 문제가 시작된 지점을 찾아 해결하는 접근법입니다. 영화 속 수사 역시 단순히 용의자를 의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증거와 기록을 반복해서 검증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저 역시 그 경험 이후에는 문제가 생기면 먼저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를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결국 오래가는 해결책은 빠른 수정이 아니라 정확한 원인 분석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영화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해결 사건, 결말보다 과정이 더 오래 남는다

    대부분의 범죄 영화는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고 사건이 해결되면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조디악'은 다릅니다. 영화는 실제 미해결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끝까지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유력한 용의자는 존재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부족하고, 관객 역시 확신과 의심 사이에서 영화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결말을 두고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한 연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에서도 모든 문제가 명확하게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진실에 가까워졌다는 확신만 있을 뿐, 완벽하게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진실을 찾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물론 영화 속 인물들이 보여준 집착에는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로버트는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가족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삶의 균형을 잃어갑니다. 아무리 중요한 목표라도 자신의 일상을 모두 희생하면서까지 이어가는 것이 항상 옳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였습니다. 미해결 사건이라고 해서 모든 노력이 실패한 것은 아니며,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남겼느냐는 점입니다. 직장에서 보고서 오류를 해결했던 경험도 결국 같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완벽한 결말보다 정확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이후에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았고, 그 경험이 더 큰 자산으로 남았습니다. '조디악'은 범인을 잡는 영화가 아니라, 진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의 가치와 그 과정에서 치러야 하는 대가를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참고: https://youtu.be/R5DKGsJ8IG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