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첫날, 저는 교실 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안에 있는 아이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 괜히 먼저 말을 걸었다가 무시당하는 건 아닐지, 머릿속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만 계속 돌아갔습니다. 영화 버드 박스를 보다가 그 기억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맬러리가 눈을 가린 채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강을 헤쳐 나가는 장면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안고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했던 그 시절의 제가 겹쳐 보였습니다. 보이지 않을수록 커지는 공포 심리영화 에서 가장 인상적인 설정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바라본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공포 영화에서는 괴물의 흉측한 모습이나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장면을 통해 관객을 놀라게 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위협의 실체를 화면에 거의 보여주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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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28.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