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강해 보이면 진짜 강한 걸까요? 영화 '바람'을 보면서 저는 그 질문에 한참 머물렀습니다. 배우 정우의 실제 학창 시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단순한 불량 학생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직접 보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건드렸습니다. 학창시절, 강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던 나의 선택영화 ‘바람’의 주인공 짱구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수업보다 먼저 학교의 분위기와 서열을 살핍니다.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대도 형이 같은 학교에 복학해 있고, 불법 서클 몬스터의 선배들이 신입생들 앞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며 짱구는 묘한 흥분을 느낍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저도 학창시절 처음 새로운 반에 들어갔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누가 말을 잘하는지, 누가 친구가 많..
확인되지 않은 소문 하나가 공동체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 저는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영화 누룩은 바로 그 지점을 정확하게 건드리는 작품입니다. 18세 소녀가 누룩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가 어떻게 공동체의 심리 구조를 해부하는 영화로 이어지는지, 제 경험과 함께 짚어봤습니다. 집단심리가 만들어낸 다슬에 대한 오해영화 '누룩'은 양조장집 딸 다슬이 아버지가 만든 전통 누룩 막걸리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겉으로만 보면 고등학생이 막걸리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독특한 설정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다슬의 행동에는 단순한 음주 습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가 숨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영화는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한 사람의 행동이 주변의 시선과 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