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한꺼번에 몰려들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퇴근하고 나면 머릿속이 이미 다음 날 걱정으로 가득 찼고, 그 상태에서 내린 결정들이 하나같이 뒤통수를 쳤습니다. 영화 '황해'를 보면서 그 시절 제 감각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구남이라는 인물이 내리는 선택 하나하나가, 생각보다 훨씬 낯설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절박한 선택이 부른 비극영화 ‘황해’에서 구남은 처음부터 범죄를 계획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는 연변에서 택시를 운전하며 살아가지만, 아내를 한국으로 보내기 위해 마련한 돈 때문에 큰 빚을 떠안게 됩니다. 한국으로 떠난 아내와는 연락마저 끊기고, 빚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삶을 압박합니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은 도박판에서도 돈을 잃으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집니다. 그런 구남에게 면정학은 한국에..
막다른 곳에 몰렸을 때, 당신이 손을 내민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영화 '프로젝트 Y'는 화류계를 배경으로 두 여자가 살아남기 위해 범죄에 발을 들이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었는데, 그 이유가 단순히 스릴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이 지나치게 낯설지 않아서였습니다. 승부조작, 숫자 하나로 사람의 인생을 흔드는 구조영화 ‘프로젝트 Y’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범죄 장치는 승부조작입니다. 승부조작이란 스포츠 경기의 결과나 특정 상황을 사전에 정해놓고, 그 정보를 이용해 불법 베팅 시장에서 이익을 얻는 행위를 말합니다. 단순히 선수가 일부러 경기에서 지는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경기 결과를 설계하는 사람, 선수를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사람, 조작 정보를 판..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알파치노가 나오는 영화라면 일단 믿고 본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스컨덕트를 보고 나서는 단순히 배우 라인업만 보고 기대치를 설정했던 제 판단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영화는 제약 업계 비리와 살인 누명, 그리고 배신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굴리면서 끝까지 진짜 악인이 누구인지를 숨깁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직장에서 사람을 오해했던 기억을 꽤 선명하게 떠올렸습니다. 줄거리 속에서 드러나는 권력과 욕망의 충돌영화 ‘미스컨덕트’의 줄거리는 성공을 갈망하는 젊은 변호사 벤 케이힐이 거대 제약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면서 시작됩니다. 벤은 능력을 인정받고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고 싶어 하지만, 현실에서는 중요한 사건을 맡을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