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면 뭐든 다 알아야 한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오래된 친구 모임에 나가 보면, 서로 아는 척은 하면서도 정작 지금 각자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바로 그 어색한 틈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작품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친구라는 관계의 실체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인간관계를 비추는 스마트폰영화 ‘완벽한 타인’은 2018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2016년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한국 정서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란 기존 작품의 기본적인 이야기와 설정을 가져오되, 제작되는 나라의 문화와 정서에 맞게 인물과 대사 등을 새롭게 만드는 방식을 말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다루더라도 어떤 사회를 배경으로 삼느..
얼굴을 매일 보는 사람과 더 가까울까요, 아니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 더 솔직할 수 있을까요? 저는 학창시절 이 질문의 답을 온몸으로 경험했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진짜 고민을 꺼내지 못했지만, 인터넷 메신저 너머 모르는 누군가에게는 진로 걱정과 속마음을 술술 털어놓았습니다. 1998년 개봉한 영화 '유브 갓 메일'은 그 이상한 역설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익명성이 만들어낸 솔직한 대화와 감정의 연결일반적으로 사람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여러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이 있어야 비로소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 ‘유브 갓 메일’을 보고 있으면 친밀감이 반드시 만남의 횟수나 함께한 시..
사랑하는 사람이 적의 스파이라면, 당신은 직접 그 사람을 처형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저는 영화를 보면서도 손에 땀을 쥐었습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얼라이드는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첩보 임무 중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신뢰와 의심 사이에서 무너져 가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멜로도, 단순한 첩보물도 아닌 이 영화가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뢰는 처음부터 설계된 것이었다영화 '얼라이드(Allied)'는 1942년 제2차 세계 대전 중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시작됩니다. 영국 정보국 소속 요원 맥스 바탄과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 마리안 보세주는 처음 만난 사이지만, 현장에서는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부부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허용된 시간은 길지 않았고,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