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저는 집에서 '월드워Z'를 다시 꺼내 봤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액션 블록버스터로 소비했는데, 팬데믹을 직접 겪고 나서 다시 보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영화 속 바이러스 확산 속도와 사람들의 반응이 낯설지 않았고, 어떤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감염병의 속도보다 두려웠던 불확실성영화 ‘월드워Z’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설정은 좀비 바이러스의 압도적인 전파 속도입니다. 감염된 사람은 불과 몇 초 만에 다른 존재로 변하고, 한 명에게서 시작된 감염은 순식간에 거리와 도시 전체로 확산됩니다. 현실의 감염병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과장된 장면이지만, 감염이 시작된 뒤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혼란에 빠질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
터널 안에 갇혀 있다고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빛도 없고, 소리도 없고, 구조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버텼을까. 저는 영화 터널을 보면서 내내 그 생각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극한 생존, 사회 구조의 민낯, 그리고 희망이라는 감정이 동시에 한 화면 안에 담긴 영화였습니다. 희망이 버티게 하는 힘영화 ‘터널’은 자동차 영업대리점 과장 정수가 퇴근길에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히면서 시작됩니다. 평소처럼 주유소에 들렀다가 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집으로 향하던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새로 개통한 터널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정수의 일상도 함께 멈춰 버립니다. 그에게 남은 것은 휴대전화와 생수 두 병, 딸에게 줄 생일 케이크뿐입니다. 구조대가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고 추가 붕괴..
갑자기 모든 게 멈춰버렸을 때, 어떻게 하셨습니까? 지시를 기다렸습니까, 아니면 일단 움직였습니까? 저는 그 선택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직장에서 뼈저리게 배웠고, 2006년 영화 포세이돈을 보면서 그 기억이 고스란히 떠올랐습니다. 재난 배경이 뒤집어 놓은 포세이돈호의 질서와 인간의 판단영화 ‘포세이돈’의 재난 배경은 12월 31일 밤, 새해를 앞두고 화려한 파티가 열리던 초호화 여객선에서 시작됩니다. 승객들은 음악과 음식, 공연을 즐기며 평범한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누구도 불과 몇 분 뒤 자신들이 타고 있는 거대한 배가 완전히 뒤집힐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파도가 선체를 덮치면서 포세이돈호는 균형을 잃고 전복됩니다.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연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그냥 흘려볼 생각이었습니다. 재난 스릴러라는 장르 자체가 어느 순간부터 공식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직장 생활 속에서 겪었던 크고 작은 위기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서바이브(2024)는 단순한 생존 오락 영화를 넘어,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내리는 선택의 무게를 묻는 작품입니다. 재난 스릴러가 전하는 긴장감, 현실과 상상이 만나는 지점영화 서바이브는 평범한 가족 여행이 한순간에 재난으로 바뀌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위성이 추락하고 자기극이 뒤집히며 바닷물이 육지로 밀려드는 설정은 처음에는 다소 황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설정의 출발점이 완전한 허구가 아니라 실제 지구과학에서 연구되는 자기극 역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