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입장을 모른 채 부딪히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요. 영화 '남편들'을 보는 내내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한 공간에 엮이면서 생기는 갈등과 그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이, 제가 직장 초반에 겪었던 협업의 어려움과 묘하게 겹쳐 보였습니다. 직장갈등, 누가 틀렸기보다 서로 다른 기준에서 시작됩니다영화 '남편들'에서 흥미롭게 느껴졌던 부분은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들이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직 조폭 보스 김용강, 마약 유통 조직을 이끄는 마도준, 마약반 형사 황충식은 각자 다른 목적과 기준을 가지고 움직입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가족과 조직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 누군가는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따라 움직입니다. 이들은 같은 상..
직장에서 보고서 마감 전날 데이터 누락을 발견했을 때, 저는 혼자 끌어안고 밤을 새우려 했습니다. 결국 팀원들에게 상황을 공유하고 나서야 겨우 제시간에 마칠 수 있었는데,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고 나서 그 기억이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언어도 생김새도 전혀 다른 두 존재가 인류와 행성 하나를 구해내는 이 이야기가, 의외로 아주 현실적인 무언가를 건드립니다. 아스트로파지, 인류를 위협한 가장 작은 존재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가장 놀라웠던 설정은 거대한 외계 함대도, 초월적인 인공지능도 아닌 아스트로파지(Astrophage)라는 미생물이 인류 문명을 위협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태양의 에너지가 줄어드는 현상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 원인이 생명체의 번식 과정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새로 온 팀장이 자기 아버지뻘이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그 사람도 어색하고 나도 어색한 그 공기. 직장 다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영화 '인 굿 컴퍼니'를 보는 내내 장면마다 멈칫하게 됐습니다. 세대가 다른 두 사람이 상하 관계로 묶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일반적으로 이런 영화는 젊은 쪽이 틀리고 나이 든 쪽이 옳다는 식으로 흘러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은 그 도식을 꽤 영리하게 비틀어 놓습니다. 세대갈등,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 달라진다영화 '인 굿 컴퍼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세대갈등입니다. 스물여섯 살의 카터는 기업 인수합병 이후 갑작스럽게 광고 영업 총괄 자리에 오르며 자신보다 두 배 가까운 나이와 경력을 가진 댄의 상사가 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