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단순한 생존 어드벤처로만 봤습니다. 톰 행크스가 무인도에서 버티다 구조되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다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척 놀랜드가 섬에서 보낸 4년이 제가 새 업무를 맡아 허우적대던 시절과 이상하게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생존 본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능력이다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의 시작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주인공 척 놀랜드는 세계적인 물류 기업 페덱스(FedEx)의 현장 관리자입니다. 그는 시간을 분 단위로 계산하며 모든 배송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누구보다 계획적인 삶을 살던 그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태평양 한가운데 무인도에 홀로 남겨지는 순간, 영화는 완전히 다른..
개봉 첫 해 흥행에 실패했던 영화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역대 최고 영화 순위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본 날 밤, 직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 불쑥 떠올라서 꽤 오래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희망, 절망 속에서도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강한 힘영화 '쇼생크 탈출'의 원제는 The Shawshank Redemption입니다. 여기서 리뎀션(Redemption) 이란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 구원과 회복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는 '쇼생크 탈출'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지만, 영화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감옥을 빠져나오는 사건보다 인간이 희망을 잃지 않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로 앤디 듀프레인은 억울하게 수감된 뒤에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감옥이라는 공간..
직장 초년생 시절, 저는 꽤 오랫동안 회의실 구석 자리를 지켰습니다. 빠르게 보고서를 완성하는 동료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왜 이 속도를 못 따라가지?'라는 생각을 반복했죠. 그 답답함을 어느 정도 내려놓게 된 건, 의외로 영화 한 편이 계기가 됐습니다. IQ 75에 척추 보조 기구를 달고 자란 포레스트 검프 이야기였습니다. 성실함, 포레스트 검프가 끝까지 잃지 않았던 가장 큰 능력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처음 보면 달리기를 잘하는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가장 인상적으로 남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성실함입니다. 포레스트는 소위 말하는 뛰어난 스펙을 가진 인물이 아닙니다. 그는 경계성 지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을 가..
글렌 홀랜드는 30년간 단 한 번도 자신의 교향곡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은퇴식 날, 강당을 가득 채운 수백 명의 제자들이 그의 진짜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솔직히 한동안 멍했습니다. 성공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성공의 의미, 결과보다 오래 남는 가치는 무엇일까일반적으로 성공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높은 연봉, 화려한 수상 경력, 많은 작품을 남기는 것처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들이 성공의 기준이 됩니다. 영화 '홀랜드 오퍼스'의 주인공 글렌 홀랜드 역시 처음에는 이러한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했습니다. 그는 뛰어난 작곡가가 되어 이름을 남기고 싶었고, 교사라는 직업은 그 꿈을 이루기 전까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일 뿐이라고 ..
작은 거짓말 하나가 삶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영화 '디테일스'는 평범한 산부인과 의사의 사소한 선택이 불륜, 살인, 금전 거래로 이어지는 과정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그려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황당하다는 생각보다 불편한 공감을 먼저 느꼈습니다. 나비효과, 작은 실수가 가장 큰 문제를 만든다사람들은 큰 실패는 조심하면서도 작은 실수는 쉽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 초기에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업무 자료에 수치를 하나 잘못 입력했는데, 바로 보고하면 금방 수정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혼자 고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조용히 수정하려 했습니다. 문제는 이미 기존 파일이 다른 부서로 전달된 뒤였다는 점입니다. 수정된 파일과 기존 파일..
직장에서 한 번쯤 이런 순간이 옵니다. 분명히 열심히 했는데, 어느 날 보니 제가 쓰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거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그 불편한 감각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영화였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오면서 한참을 멍하게 있었던 건 그 장면들이 남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적응하지 못하면 누구나 흔들린다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화려한 패션보다 먼저 현실적인 직장 이야기를 꺼냅니다. 20년 만에 돌아온 앤디는 저널리스트로서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지만, 권위 있는 저널리즘 어워드를 앞둔 순간 회사가 대규모 적자를 이유로 전 직원을 문자 한 통으로 해고합니다. 오랜 경력과 뛰어난 실력이 하루아침에 아무 의미도 없어질 수 있다는 설정은 예상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직장 초년생 시절, 저는 솔직히 '열심히 하면 다 된다'는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을 보면서 그 생각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시청률 바닥을 치는 아침 방송을 살리려는 주인공의 분투가, 제가 겪었던 현실과 이상하게 겹쳐 보였습니다. 책임감, 작은 선택이 무너진 팀을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영화 '굿모닝 에브리원'은 시청률이 바닥을 치는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을 되살리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의 책임감이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베키 풀러는 방송국의 총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 EP)로 부임합니다. 총괄 프로듀서란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예산, 인력 운영, 제작 전반을 책임지는..
직장에서 혼자 끙끙 앓다가 뒤늦게 터진 문제를 수습해본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신입 때 자료 오류를 발견하고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넘겼다가 전체 일정이 흔들릴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 '특별조치'는 그때의 기억을 다시 꺼내게 만든 작품입니다. 아이들의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아버지 한 명이 신약개발이라는 벽 앞에 서는 이야기인데, 보는 내내 '이 사람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를 계속 묻게 됩니다. 결단력, 혼자만의 선택은 오래가지 못합니다영화 '특별조치(Extraordinary Measures)'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존 크롤리의 결단력이었습니다. 그는 희귀질환인 폼페병을 앓고 있는 두 아이를 살리기 위해 로버트 스톤힐 박사를 직접 찾아갑니다. 연구실이 아니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혼자 더 잘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신가요? 저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에이바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세계 최정예 킬러조차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 할수록 더 깊은 함정에 빠진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꽤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협력이 부족할 때 더 큰 위기가 찾아온다영화 에이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의외로 '액션'이 아니라 협력이었습니다. 주인공 에이바는 조직 최고의 컨트랙트 킬러로 인정받는 인물이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선택을 합니다. 컨트랙트 킬러란 특정 조직이나 의뢰인의 지시를 받아 임무를 수행하는 전문 암살자를 의미하는데, 에이바는 뛰어난 실력을 갖췄음에도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윤리적인..
처음 직장에 들어갔을 때, 실수 한 번이 며칠씩 머릿속에 남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게 저만의 경험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마쉬 킹스 도터는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삶을 얼마나 무겁게 짓누르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를 꽤 솔직하게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과거 트라우마가 만든 삶의 균열과 헬레나의 선택영화 '마쉬 킹스 도터'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액션보다 주인공이 오랫동안 짊어지고 살아온 과거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입니다. 헬레나는 어린 시절 숲속에서 아버지에게 사냥과 생존 기술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하지만 그 아버지는 평범한 가장이 아니라 자신과 어머니를 납치해 숲속에 가둔 범죄자였습니다. 헬레나는 어린 시절에는 그것이 잘..